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보수 기독교계, 돈 풀어 트럼프 지원 사격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표심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들은 텍사스를 중심으로 중남부 지역에 형성된 '바이블 벨트'를 통해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들이 다시 움직인다는 것은 보수 교계가 갖는 위기 의식에 기인한다. 낙태 이슈, 범죄자 처벌 완화, 비판적 인종이론(CRT), 국경 문제, 공립학교의 적나라한 성정체성 교육 정책 등을 바라보는 보수 기독교계 유권자들의 눈빛은 갈수록 냉랭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류는 유명 복음주의 단체들의 움직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대선을 200여일 앞둔 상황에서 기독교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분위기를 알아봤다.   심상치 않다. 저명한 복음주의 단체 '페이스&프리덤(Faith & Freedom)'이 이번 대선에서 역대급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페이스&프리덤이 올해 선거에서 6200만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지출했던 자금(5200만 달러)보다 무려 1000만 달러가 더 많은 액수다.   물론 이 단체는 비영리로 운영된다. 선거와 관련해 큰 돈을 쓰지만 특정 후보를 대놓고 지지 또는 반대하는 활동에는 제약이 따른다.   그럼에도 페이스&프리덤의 노림수는 보수 유권자들의 결집이다. 그들의 시선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향해있다.   이 단체는 랄프 리드가 이끈다. 공화당의 오랜 선거 전략가이면서 트럼프와도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리드는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저명하다. 러시 림보 등과 함께 기독교계에서 유명 방송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심지어 1995년에는 그의 영향력이 워낙 큰 탓에 타임지 커버스토리에도 등장했던 인물이다.   그런 리드가 거액의 돈을 언급하며 이번 대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은 그만큼 보수 진영의 절실함을 반영한다.   리드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외부에서 이 정도의 돈이 투입되는 것은 역대급 지원이 될 것"이라며 "이 돈은 격전지를 중심으로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격전지는 소위 경합주로 불리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다.   이를 위해 페이스&프리덤을 따르는 12만5000개 이상의 교회가 무려 3000만개의 선거 관련 인쇄물을 찍어 배포한다.     인쇄물에는 현재 보수 진영에서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는 낙태, 공립학교 교육 정책 등을 두고 트럼프와 바이든을 비교함과 동시에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문자 메시지 발송, 전화, 가가호호 방문 등을 통해 경합주 유권자들에게 후보 선택의 중요성을 호소하겠다는 심산이다.   '클럽포그로우스(Club for Growth)'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들 역시 지난 2020년 대선때 2000만 달러를 들여 트럼프를 지원 사격했다.   물론 올해 대선에서는 아직 지지후보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 단체가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트럼프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만큼 복음주의권 단체들과 공화당, 그리고 트럼프의 연대는 대선을 앞두고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보수 교계 유권자들이 마음 편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전국 유권자(1만2693명)를 상대로 트럼프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트럼프에 대한 선호도는 백인 복음주의 교인(64%)과 백인 가톨릭 신자(51%) 사이에서 가장 높았을 뿐이다. 그외 교단 소속 교인 사이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비선호도가 더 높았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급격한 좌회전을 막을 수 있는건 현재 트럼프 카드가 유일하다는 것이 보수 교계사이에서는 중론이다. 이러한 여론은 이미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위협할 것이라 여겼던 론 디샌티스, 니키 헤일리 등이 트럼프에게 맥을 못추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는 점에 어느정도 배어있다. 한마디로 그래도 믿을 건 '트럼프' 라는 것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이러한 여론이 드러난다.     트럼프를 선호하는 이유는 신앙적 요소가 아니다. 응답자 2명 중 1명(51%)은 '트럼프의 신앙 때문이 아니라 그가 기독교의 가치를 보호하고 대변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날이 갈수록 급격하게 왼쪽으로 기우는 미국의 방향을 다시 오른쪽으로 되돌려 주길 바라는 기대가 담겨있다.   리드도 이러한 사실을 애써 부인하지 않는다.   일례로 트럼프는 최근 폭스와의 인터뷰에서 낙태와 관련해 모호한 답변을 했다.   트럼프는 폭스의 진행자 션 해니티가 낙태 정책에 대해 묻자 잠시 망설이며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드는 이에 대해 "트럼프의 답변은 다소 모호했지만 우리 조직은 그에 대한 지지를 유지할 것"이라며 "오히려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지난 2016년 대선때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한인교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인교계에서는 최근 남가주 지역에서 가주 아동보호법 주민투표 회부를 위한 긴급 서명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공립학교내 성중립 화장실 설치 등을 막고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내용을 이번 선거에서 주민발의안으로 내자는 것이다.   교인 이새롬(40ㆍ어바인)씨는 "요즘 정책들을 보면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가주는 민주당 성향이 너무 강하다"며 "교계내에서도 반응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미국이 연방 차원에서라도 균형을 잡으려면 트럼프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는 여론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미국 기독교계 보수 기독교계 도널드 트럼프 보수 유권자들

2024-04-01

보수 기독교계, 추수감사절 앞두고 문화 전쟁

기독 학부모들이 '문화 전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스(Macy's)'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두고 보수 기독교계 부모들의 참을성이 한계에 다다르는 사건이 있었다. 이는 최근 공립학교에서 성교육 관련 교과서 논쟁과 주 정부 통제 등의 이슈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하고 있다.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로 인해 벌어진 논란을 통해 오늘날 기독교계 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불만을 알아봤다.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올해로 97회째다.   매년 추수감사절이 되면 인기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등을 중심으로 뉴욕 맨해튼 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다.   본래 메이시스 백화점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마케팅 이벤트로 시작한 이 퍼레이드는 오늘날 미국을 대표하는 행사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퍼레이드 역시 23일 오전 8시30분(동부 시간)에 진행된다.   이 퍼레이드를 두고 최근 기독교계 학부모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아닌 '성전환자들의 광상적인 오락물(transgender extravaganza)'이라는 주장이다.   전국의 기독교인 어머니들로 구성된 교육 활동 단체인 '원 밀리언 맘스(One Million Moms)'는 지난 8일부터 이 퍼레이드 때문에 행사 반대 청원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체는 웹사이트에서 "추수 감사절 퍼레이드를 현장과 TV 등으로 지켜보는 사람만 수천만 명에 이르는데 이번 행사는 아이들이 적나라한 성소수자 어젠다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현재 4만 명 가까이 서명에 동참했다.   기독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공연들은 이렇다.   먼저, 메이시스에 따르면 이번 퍼레이드에는 유명 성인 뮤지컬인 '앤드 줄리엣(& Juliet)'과 '셕트(Shucked)'의 공연이 진행된다.   앤드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구성한 작품이고, 셕트는 브로드웨이의 유명 뮤지컬이다.   문제는 이번 퍼레이드에서 이 두 작품에 '넌 바이너리(nonbinary)'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앤드 줄리엣에는 저스틴 데이브 설리번, 셕트에는 알렉스 뉴웰 등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배우들이 나선다. 넌 바이너리는 성별을 남성과 여성 둘로만 분류하는 기존의 구분법을 벗어나 자신이 남성과 여성 그 어떤 성에도 속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이번 퍼레이드에서도 넌바이너리 역할을 연기할 예정이다.   설리번의 경우 올해 초 토니 상 시상식 주최 측이 성별을 구분했다는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던 인물이다. 뉴웰은 자신은 어느 성에도 속하지 않았다며 여성 복장을 한 채 토니상 시상식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이 배우들이 퍼레이드에 나선다는 것이 기독 학부모들의 심기를 자극한 셈이다.   원밀리언맘스측은 "진보주의자들의 난센스 같은 행동"이라며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 이런 이벤트를 홍보하고 후원하는 메이시스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며 우리의 아이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기독 학부모들이 이렇게 분개하는 것은 메이시스 퍼레이드에서 선정적인 장면이 나오는 것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에는 성전환자 팝스타인 킴 페트라스가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 나선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에는 레즈비언들이 키스를 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된 바 있다.   현재 청원자들이 단 댓글에는 기독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로 가득하다.   댓글에는 "메이시스는 신뢰를 잃었고, 한번 잃은 신뢰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진보주의자들이 수천만 명이 보는 퍼레이드에서 성 소수자들의 어젠다를 내세우고 있다" 등 퍼레이드 개최를 비판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기독교 기관인 캐피털 리소스 협회의 캐런 잉글랜드 대표는 "그들은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추수감사절조차 성적 어젠다로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이들을 계속해서 노골적인 성적 어젠다로부터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 단체인 자유수호연맹 크리스틴 와그너 대표 역시 최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용과 포용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성소수자의 이데올로기가 사회, 문화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그러한 마케팅 전략에 우리 아이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원밀리언맘스의 청원 페이지에는 "불편하면 안 보면 되는데 반대를 왜 하는가"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은 원래 편협 적" "당신들이 있기 때문에 인권 증진이 어려운 것" 등 곳곳에서 기독교인들을 비판하는 내용도 눈에 띈다.   현재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논쟁들은 '문화 전쟁(culture wars)'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정부와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리가 상충하면서 반발 여론 역시 거세지고 있다.   가주의 경우 얼마전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가 공립학교내 성중립 화장실 설치안, 공립학교 교직원에 대한 성소수자 교육 의무화, 성소수자 정체성 등을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에 대한 프로필 작성 등을 허용하면서 보수 기독교인들의 반발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보수 성향이 짙은 치노힐스 및 테미큘라 지역 교육구에서 학부모들의 주장에 따라 성소수자 관련 도서 및 교과서 사용에 제한을 두자 주 검찰까지 나서 해당 교육구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뉴섬 주지사가 성소수자 등의 내용이 수록된 교과서 등을 교육구 차원에서 금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하자 논란이 확산했다. 자치권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주정부가 각 교육구와 학부모의 권리를 통제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기독교계 학부모들의 위기감이 팽배해진 것이다.   학부모 유진아(39.어바인)씨는 "요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도 성 소수자들의 어젠다가 많이 담겨 있다"며 "그런 것을 반대하면 차별과 증오의 프레임을 씌우는 시대에 있다 보니 부모로서 답답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추수감사절 기독교계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보수 기독교계 오늘날 기독교계

2023-11-20

보수 기독교계 연방대법원 잇따른 판결에 반색

보수 기독교계가 반색하고 있다.     최근 연방대법원이 잇달아 종교적 신념과 관련한 소송에서 기독교계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보수 기독교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의 전임 정권인 트럼프 행정부 시절 지명된 대법관들로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기독교계에서는 종교적 신념과 관련한 소송에 이목이 쏠리고 있었다.   급기야 성소수자와 관련한 첨예한 이슈들이 연방대법원에서 다뤄지면서 기독교계는 판결 여부에 이목을 집중했다.   연방대법원은 먼저 29일 종교 생활을 위해 일요일 근무를 거부했다가 해고된 전직 우편 배달원 제럴드 그로프(45)가 연방우정국(USPS)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 "고용주는 종교를 가진 직원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초 이 소송은 직업과 신앙 사이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강요받을 경우 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핵심이었다.   이는 일요일에 예배 등 종교 활동을 해야 하는 기독교인에게는 최대 관심사였다.   기독교인 이준혁(29.토런스)씨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적은 없지만, 신앙인으로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며 "내가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사회생활 가운데 지혜롭게 대처해야겠지만 일단 법적으로 종교적 신념이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연방대법관들은 구체적인 예시를 들며 종교적 신념에 대한 보호를 우선시했다.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고용주는 자발적 교대 근무 등과 같은 다른 옵션들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다"며 "하급법원은 그러한 상식적인 방식을 모두 고려해 고용주가 말하는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를 결정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은 개인적으로 가진 기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 커플에 대한 웹사이트 제작을 거부했던 로리 스미스에 대해서도 손을 들어줬다. 대법관 중 6명이 스미스의 권리를 인정했고 3명이 반대했다.     이번 이슈는 지난 2016년 소송이 제기된 시점부터 전국적으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급법원의 판결이 뒤집히며 이 문제는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다뤄졌다.   당시 로리측은 "결혼은 한 남자, 한 여자와의 결합이라고 믿는 종교적 견해를 갖고 있음에도 동성 커플에게 이에 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콜로라도주의 차별 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하급법원에서는 계속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로리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결국 지난 2022년 연방대법원이 이 문제를 심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닐 고서치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수정 헌법 1조는 모든 사람이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가 아닌,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그런 풍요한 미국을 그리고 있다"고 판시하면서 수년간 이어진 소송에 종지부를 찍었다.   최근 일련의 판결들은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로 재편되면서 나온 결정이기 때문에 기독교계는 더욱 반기고 있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노 목사는 "오바마 정권 시절 낙태 등 진보 진영에 우호적인 판결이 많이 나오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트럼프 이후 확실히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균형이 잡히는 모습"이라며 "트럼프가 탐탁지 않지만 이런 점 때문에 복음주의 기독교계가 계속해서 그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을 지명했었다. 이어 2020년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을 대법관으로 세우면서 연방대법원의 구성(총 9명)을 보수 우위(보수 성향 판사 6명.진보 성향 판사 3명)로 확실하게 돌려놓았다.     미국의 최고 사법 기구인 연방대법원내 대법관 구도는 일요일 근무 거부 소송(찬성 6명.반대 3명), 동성 커플 서비스 거부 소송(찬성 6명.반대 3명) 등 최근 판결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는 "연방대법원이 그동안 동성결혼 합법화 등 너무 진보적인 방향으로 미국을 이끌어 왔는데 종교 이슈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본다"며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기독교인들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동남부의 보수 기독교계를 기반으로 한 '바이블 벨트'를 토대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제레미 메리너 목사는 월간 잡지 '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보수 기독교계 내에서도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도 많지만 그래도 굵직한 이슈에 대해서는 교계와 뜻이 맞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부분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안심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성소수자 이슈, 낙태 등 보수 기독교계의 가치와 상충하는 굵직한 이슈에 대해서는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다.   교인 신민디(38·풀러턴)씨는 "공립학교 교육 현장을 살펴보면 미성년자 성교육, 부모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성전환 상담 제공, 낙태 권유 등 각종 문제가 심각하다"며 "한인 학부모들이 좀 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기독교적 관점에서 부모의 권리와 기독교적 가치를 지킬 수 있게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연방대법원 기독교계 보수 기독교계 그동안 기독교계 최근 연방대법원

2023-07-03

중간선거 벼르는 보수 기독교계 "밀리면 안돼"

보수 기독교계가 오는 11월 열리는 중간선거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표심 결집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단순히 종교심만을 이용한 표심 자극이 아니다. 거액의 자금을 동원해 기독교인들의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동안 보수 기독교계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으로 치우친 의회를 내심 불편해했다. 급기야 낙태 문제 범죄자 처벌 완화 비판적 인종 이론(CRT) 확산 등 미국의 급진적인 좌 편향적 행보 등을 우려하면서 위기의식까지 팽배한 상황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남은 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보수 복음 주의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반대 진영에 절대로 밀리면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가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지금 보수 기독교계의 움직임을 짚어본다.   수천만 달러 투입해 투표 독려 낙태 CRT, 성교육 문제 우려   "투표 통해 기독교 가치 보여야" 미국의 좌편향 위기의식 팽배     한인 교계도 다민족 기도회 개최 "차세대 무신론 교육에 무방비"   보수 복음주의권의 대표적 풀뿌리 단체인 '페이스&프리덤 연합(대표 랄프 리드ㆍ이하 FFC)'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막대한 자금을 풀기로 했다.   전국의 풀뿌리 조직을 동원해 기독교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FFC 티모시 헤드 이사는 지난 19일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에 4200만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FFC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24개 주에 지부를 두고 있다. 2000년 2004년 부시 캠프에서 선거 전략 수석 고문을 맡았던 랄프 리드가 이끄는 전국 최대의 기독교 관련 비영리 단체다.     이면을 보면 단순한 투표 독려가 아니다. 보수의 승리를 위한 절실함이 묻어난다.   헤드 이사는 "11월 선거 때까지 820만 명의 유권자 집을 가가호호 방문해 이번 중간선거의 중요성을 직접 알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미 FFC는 '2022 프로젝트'라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웹사이트(www.ffcoalition.com/the-2022-project)에는 이번 중간선거에 대한 청사진과 기독교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FFC에 따르면 9월 현재 ▶520만 명의 유권자 집을 직접 방문 ▶기독교 유권자들을 위해 3400만 개의 선거 책자 발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3700만 회 이상의 선거 관련 광고 노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보수 기독교계가 이번 선거에 임하는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FFC는 특히 이번 선거에서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위스콘신 아이오와 텍사스 콜로라도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 등을 주요 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   FFC측은 "대부분의 주에서 주지사 및 상원 선거가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의회를 장악할 정당이 결정되는 선거"라며 "만약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다면 남은 시간 동안 그들이 원하는 의제를 모두 법제화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기독교 정치 관련 비영리단체인 '마이 페이스 보트(My Faith Votes)' 역시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35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기독교인들의 유권자 등록을 돕고 있다.   이 단체의 제이슨 예이츠 대표는 "현재 미국에는 유권자 등록을 안 한 기독교인이 1500만 명 정도 있다"며 "만약 기독교인들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는다면 낙태 및 이혼 등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자신의 성경적 가치가 반영되도록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 기독교계의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주 정부의 결정 사항으로 돌리는 판결을 내린 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낙태권 판결 이후 이에 반발하는 민주당 중심의 유권자들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자 보수 위기감을 느낀 기독교계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기독교 보수층은 급진적인 민주당의 정책에 위기의식을 느껴왔기 때문에 이번 중간선거를 더욱 절실하게 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샬럿에서는 보수 기독교 비영리 단체들이 주최한 '솔트 앤드 라이트 콘퍼런스(Salt & Light Conference)'가 진행됐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솔트앤드라이트컨퍼런스의 짐 퀵 이사는 "콘퍼런스의 티켓이 모두 팔릴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며 "특히 현재 공립학교에서 확산하고 있는 적나라한 성교육 비판적 인종 이론 낙태 등에 대해 이를 성토하는 기독교계 유권자들의 우려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한인 교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0월 2일 풀러턴 지역 은혜 한인교회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인 교계를 중심으로 한 다민족 연합기도회가 개최된다.   다민족 연합기도회 준비위원장인 강순영 목사는 "다음 세대가 지금 공립학교의 잘못된 성교육 사회주의 및 무신론적 사상 등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라며 "특히 가주에서는 낙태 독려 마리화나 판매 합법화는 물론이고 청소년들의 약물 남용까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가슴을 찢고 크게 뉘우치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계의 표심은 무섭다. 정치적 이념에 따른 투쟁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눈 밖에 나면 같은 진영이라도 가차 없는 게 보수 기독교계의 표심이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통령으로서 보수 교계의 탄탄한 지지를 받았던 마이크 펜스가 그렇다. 그동안 마이크 펜스는 보수 기독교계가 주최하는 행사에 매번 빠짐없이 초대받는 인물이었다. 그러한 펜스는 올해 들어 FFC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 및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불참이지만 사실상 보수 기독교계의 따가운 눈총이 원인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와 대립하며 보수 기독교계 유권자들을 실망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FFC 행사에 불참하는 마이크 펜스'라는 기사에서 "한때 펜스에게 FFC는 고향과 같은 곳이었지만 지금 그는 버림받은 인물이 됐다"며 "펜스가 그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는 상황에서 앞으로 그가 어떻게 인지도를 높일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펜스는 지난 3월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에서 간증까지 하는 등 한국 보수 교계에 자신의 신앙적 색채와 정치적 이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반면 그는 정작 미국에서는 '배신자(traitor)'로 불리는 상황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샌디 맥과이어 목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펜스가 지난해 이곳에 왔을 때 사람들은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며 "나는 그가 잘 되길 바라지만 지금 그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 기독교계는 지금 여러모로 이번 중간선거를 벼르고 있다. 그들이 표심이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장열 기자중간선거 기독교계 보수 기독교계 이번 중간선거 기독교 유권자들

2022-09-26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